
칭찬도 독이 된다? 아이의 동기를 꺾는 잘못된 칭찬 vs 올바른 격려
아이에게 “잘했어!” 하고 칭찬하는 것, 그게 왜 아이의 성장을 막을 수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현장에서, 그리고 제 아이들을 키우면서 찾아왔습니다. 단순히 “잘했어”라는 말을 넘어서, 아이의 내면에 불을 지피는 ‘격려’의 힘을 알아챈 것은 제 첫째가 무언가에 열중할 때였습니다. 그때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이었죠. 서너 살 아이들이 작은 블록 하나를 쌓아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좌절과 환희를 느끼는지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그 순간, 저는 칭찬과 격려의 언어학적, 심리적 차이를 피부로 체감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칭찬은 결과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림 잘 그렸네!”, “수학 문제 다 맞았네!” 이런 말들은 아이가 특정 결과물을 얻었을 때 주어지는 보상과 같습니다. 캐롤 드웩(Carol S. Dweck)의 성장 마인드셋 이론에서는 이런 ‘고정 마인드셋’을 강화하는 요소로 ‘외적 보상’을 꼽습니다. 아이는 칭찬받기 위해, 즉 외적 보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마치 높은 산봉우리에만 목표를 두고 오르는 사람처럼요. 정상에 도달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껴버리는 거죠.
제 첫째가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를 떠올려보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두 발 자전거를 타다가 균형 잡기가 어려워 여러 번 넘어졌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넘어져도 괜찮아, 다시 일어나서 해보자!”라고 말했습니다. 결과가 아닌, 다시 시도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격려였죠. 결과적으로 자전거를 잘 타는 것보다,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아이는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게 되었지만, 그보다 더 큰 성과는 넘어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당시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이런 격려의 언어를 꾸준히 사용했습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해냈을 때, “와, 네 노력 정말 대단하다!” 혹은 “이만큼 집중해서 해내는 네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라고 말이죠. 사실 ‘노력’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 자체가 아이의 머릿속에서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장치였습니다.
제가 둘째를 키울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둘째는 좀 더 신중한 아이였는데,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전에 ‘혹시나 안 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을 먼저 느꼈습니다. 그럴 때 저는 “그래, 네가 이렇게까지 신중하게 준비하는 모습 자체가 이미 절반은 성공한 거야. 결과가 어떻든 네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엄마는 다 알고 있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물론 아이가 무언가를 해냈을 때는 “결과가 좋아서 정말 기쁘다!”라고 함께 기뻐했지만, 그 전에 아이의 ‘과정’과 ‘노력’에 대한 인정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익숙했습니다. 둘째는 덕분에 첫째보다 훨씬 더 다양한 도전을 즐기게 되었고, 실패하더라도 금방 털고 다시 일어나는 긍정적인 태도를 자연스럽게 익혔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저는 ‘성장 마인드셋’이 단순히 긍정적인 태도를 넘어서, 아이가 실제적으로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결정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과 지향적인 칭찬은 아이를 ‘칭찬받기 위한 노력’에만 집중하게 만들지만, 과정 지향적인 격려는 아이가 ‘성장하기 위한 노력’ 자체에 의미를 두게 합니다. 예를 들어, “이거 네 천재성 덕분에 금방 했구나!”라는 칭찬은 아이가 자신의 지능이 타고난 것이라고 믿게 만듭니다. 그러면 다음 번 더 어려운 과제 앞에서 ‘나는 천재가 아닌가 봐’라고 쉽게 포기하게 되죠.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말 깊이 고민하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네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어. 네가 얼마나 애썼는지 느껴져.”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노력’과 ‘과정’이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다음에도 비슷한 어려움에 마주쳤을 때, 타고난 재능을 기다리는 대신 자신이 가진 노력과 탐구 능력을 발휘하려 할 것입니다.
언어의 뉘앙스 차이는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칭찬’은 종종 심판이 내리는 판결처럼 들립니다. ‘잘했다’ 혹은 ‘못했다’는 이분법적인 평가이죠. 하지만 ‘격려’는 함께 걷는 동반자의 따뜻한 응원과 같습니다. “네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알아. 그래도 네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해. 여기서 조금만 더 힘내보면 어떨까?” 이런 식의 말은 아이에게 ‘나 혼자가 아니구나’, ‘과정 중에 좌절해도 괜찮구나’라는 안정감을 줍니다. 아이는 이 안정감을 바탕으로 스스로 한계를 넓혀나갈 용기를 얻습니다. 마치 험난한 산길을 오를 때,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수시로 묻는 대신, 발밑의 돌멩이를 치우고 땀 흘리는 과정을 격려해주는 산악 가이드처럼요. 산악 가이드는 단순히 정상 도달을 말하지 않습니다. “이 바위 정말 튼튼해 보이네! 네가 잡기 딱 좋겠다.” “숨이 차오를 땐 잠시 쉬었다 가도 괜찮아. 이 경치 좀 봐.” 이런 말들이 쌓여 아이는 도전을 즐기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결국, 아이의 진정한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결과에 대한 ‘칭찬’보다는 과정에 대한 ‘격려’라는 언어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말을 바꾸는 것을 넘어, 아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자체를 바꾸는 것입니다. 아이의 타고난 능력이나 결과물에 집중하는 대신, 아이가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그 ‘과정’ 자체에 가치를 두는 것이죠. 제 경험상, 이것이 아이의 내면 동기를 건강하게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아이는 ‘인정받기 위해’가 아니라, ‘더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스스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이 아닐까요.

아이의 동기를 꺾지 않는 칭찬과 격려, 어떻게 구분하나요?
핵심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그림 잘 그렸네!" (결과 칭찬) 대신 "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네가 얼마나 많은 색깔을 고민하고 신중하게 칠했는지 느껴져. 네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 (과정 격려) 와 같이 말하는 것입니다. 타고난 재능을 언급하는 대신, 노력, 집중력, 문제 해결 과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칭찬이 격려가 됩니다.
실패했을 때도 격려해야 하나요?
네, 실패했을 때야말로 격려가 가장 중요합니다. 실패 자체를 질책하거나 결과에만 집중하는 칭찬은 아이를 위축시킵니다. 대신, "넘어져서 속상하겠다. 하지만 네가 다시 일어나서 다시 시도하려는 그 용기가 정말 멋지다. 이번엔 뭐가 달라질지 같이 한번 해볼까?" 와 같이, 실패 경험에서 배우고 다시 도전하려는 의지에 초점을 맞춰 격려하는 것이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키워줍니다.
‘노력’을 언급하는 것이 항상 좋은가요?
‘노력’ 자체에 대한 격려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맥락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너 노력했구나"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네가 어떤 방법을 시도했고, 여기서 막혔을 때 다른 아이디어는 뭐가 있었는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그 과정이 나에게는 정말 큰 의미로 다가온다" 와 같이, 구체적인 노력의 과정과 맥락을 짚어주면 아이는 자신의 노력이 어떻게 성장으로 이어지는지를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즉, ‘무엇을 위해’ 노력했는지, 그 과정에서 아이가 ‘무엇을 배웠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무리하며: ‘잘했어’ 대신 ‘네가 애쓰는 모습’에 주목하기
결국 아이의 내적 동기를 건강하게 키우는 길은, 아이가 ‘인정받기 위해’가 아닌,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나가는 과정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제 아이들이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혹은 복잡한 그림을 그릴 때, 저는 그 결과물보다 그 과정에서 땀 흘리고 고민하는 모습에 더 큰 가치를 두었습니다. “와, 네가 얼마나 집중해서 이 선을 그리는지 보이지? 이 노력들이 모여서 이렇게 멋진 그림이 되는 거야.”와 같은 말들은 아이에게 ‘과정’ 자체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결과에 대한 불안 없이, 스스로 배우고 도전하는 사람으로 자라납니다. ‘잘했어’라는 한마디 칭찬보다, 아이가 애쓰는 그 순간순간을 알아봐 주고 격려하는 것, 그것이 아이의 진짜 성장을 돕는 길입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개인의 상황에 대한 전문적인 의학적, 심리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자녀 양육 및 교육과 관련하여 심층적인 상담이 필요하신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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